지금은 ‘3차혁명’ 중…수백만 개인 주도의 공유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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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3차혁명’ 중…수백만 개인 주도의 공유사회로

[한겨레] ‘한계비용 제로 사회’ 제러미 리프킨

 


한계비용 토대 이윤 재생산 막혀
자본주의 존립 근거 부정된 사회 
인터넷·재생에너지·자동물류 기반
접근·공유 중심 개방적 혁명으로
독일, 재생에너지 총발전량의 27%
유럽 이미 협력적 공유사회 진입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이 방한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컨퍼런스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989년에 내가 25년 뒤 인터넷 이용자가 인류의 50%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을 때 그러리라고 본 사람이 몇이나 됐나? 대다수가 불가능한 얘기라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 전망은 24년 만에 실현됐다.”

방한 중인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지은이 제러미 리프킨(69)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13일 그가 말한 ‘협력적 공유사회’가 “이미 시작됐다”며 텔레비전과 레코딩 업체, 대형 출판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전통적인 신문·잡지 산업 또한 급속히 사양길에 접어든 사실 등이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도래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라고 쉴새없이 열거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란 자본주의 체제하의 경쟁적인 기술 혁신의 결과 물품 추가 생산에 필요한 한계비용이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진 사회다. 그렇게 되면 한계비용을 토대로 생산물품에 이윤을 붙여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존립근거 자체가 부정당하는 모순에 처하게 된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로 이끄는 기술혁신의 핵을 리프킨은 ‘사물 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 IoT)이라고 부른다. 커뮤니케이션 인터넷과 에너지 인터넷, 물류 인터넷을 합친 개념인 사물 인터넷은 에너지(동력자원)를 조직하는 커뮤니케이션(소통)과 물류(운송) 3분야의 혁명적 발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리프킨은 사물 인터넷이 오히려 기존 기술 격차를 심화시켜 자본주의 불균형과 이익독점(착취) 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 “개도국에 더 기회가 많다”며 “가난한 곳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와 중국, 그리고 아프리카의 최극빈층 어린이들도 3차혁명 대열에 이미 합류했다고 말했다.

3차 산업혁명과 신자유주의와의 관계를 묻자 리프킨은 “신자유주의는 20세기의 얘기”라며 “미국은 아직 아니지만, 유럽연합은 이미 한계비용 제로의 협력적 공유사회로 진입했다”고 했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독일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가 총발전량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1와트의 태양광발전에 60달러의 비용이 들었다면 지금은 60센트로 족하다. 처음의 고정비용만 댈 수 있으면 그다음은 거의 무료다. 풍력도 지열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자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그 결과 독일 4대 전력업체가 독일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은 7%도 안 된다. 그리고 협동조합 같은 소규모의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주체가 주도하는 분산형 자급자족식 에너지체제로 이행해 가고 있다.”

공유·나눔 경제가 자본주의의 종말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상품화로 이끌어, 돈 없는 사람은 거기에도 접근할 수 없을 것이며, 사물인터넷도 결국 자본주의로 흡수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너무 낡은 생각”이라고 했다. 국가와 인종, 지역, 계층에 따라 여전히 격차를 나타내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3차 산업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빚어지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 협력적 공유사회가 성숙하려면 40년 정도 더 걸릴 것이다. 절대로 추정이 아니다. 모두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토대로 산출해낸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이번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얘기를 하면서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협력사회와 공유사회 얘기를 하는 그는 세계 도시들 시장 중에 가장 앞선 시장”이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더 제대로 하려면 “사물 인터넷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생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마스터플랜에 따라 산업을 재배치하고 있는 프랑스 북부 산업지대 얘기를 하면서, 정보기술과 건설, 자동차 등에서 이미 앞서가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그렇게 하면 “앞으로 40년은 더 번영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이 앉은 자리 뒤쪽의 유리창을 가리키며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는 에너지 낭비형 건축물들을 다 바꾸고 전력망과 철도망, 물류망, 자동차 등도 모두 마이크로화·스마트화해야 한다면서, “그런 새 인프라를 까는 일을 모두 비숙련 노동자들이 하게 돼 엄청난 노동력 수요·취업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석유산업에 기댄 지금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끝내려 하자, 그는 한 가지 질문이 빠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 지구는? 기후변화는? (지금과 같은 생태파괴적인 산업체제로는) 100년 뒤까지 과연 인류가 생존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 물의 순환에 토대를 둔 지구 생태계에서 온도가 섭씨 1도 오를 때마다 7%의 수분이 대기 중으로 더 증발한다. 2도면 14%다. 거세지는 폭우와 폭설, 홍수, 가뭄, 혹서와 혹한, 태풍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대로는 지구 생태계가 대응할 수 없다. 이대로 가면 제6의 대멸종을 피할 수 없다. 금세기 중에 70%의 생물종이 멸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런 점에서도 자원절약형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기사: 한승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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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 강은정 (2014-10-14 07: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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